그런 날 있지 않아?그냥 유달리 아무 날도 아닌 것 같은데 툭 치면 울어버리게 되는 날.오늘이 그 날이더라. 그런 날에는 헤드셋을 쓰고, 플레이리스트를 틀고, 귀가 터져라 볼륨을 올린다. 그리고 메모장이든, 노트든, 혹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서 가만히 생각한다. 나도 왜 우는 지 알고싶은데, 그 원천을 없애버리고 싶은데, 왜인지 도저히 모르겠다.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, 고민하고, 울어봐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. 나는 이런 내가 참 싫다. 한 번 밝으면 참 밝은데, 한 번 우울하면 끝도 없이 아래로 빠져든다. 나는 그런 우울의 파도를 맞게 될 때면 그저 가만히 있는다.감정을 스스로 직시하는 것이 때로는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. 보통 이런 울음은 저녁 즈음에 터지곤 한다. 어릴 때는 학원 끝나고 길을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