날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눈물이 차올랐다.
버스 창 밖으로 들어오는 노란색 따뜻한 햇살이 새삼 너무 예뻤다.
사실, 그냥 너무 이 순간이 복잡 미묘한 감정들 투성이라 눈물이 났다.
울지 않으려 고이 눌러둔 눈물은 내가 누르던 손틈 새로 스멀스멀 올라왔다.
결국에는 내 빰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었다.
언제쯤이면 이 모든 감정들에 의연해질 수 있을까.
남과 비교하지 않고 남에게 질투하지 않으며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, 이제는 그럴 나이인데, 그러지 못하는 내가 밉다.
남을 의심하지 않고,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할 수 있으며, 쉬이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될 즈음한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.
왜 눈물이 나는 지도 알 수 없고
행복한 지도 화나는 지도 알 수 없다.
그냥 눈물이 났다.
햇살이 좋았고, 목에 두르고 있던 친구가 떠준 목도리는 몽실몽실했다.
겨울의 기온에 발은 시렸고, 에코백에 넣어둔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기분이다.
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내 슬픔을 재촉했고, 텍스트를 써 내려가는 내 손가락은 눈물을 접었다.
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길래 그리도 내게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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